네타냐후, 10월 7일 사전 경고 보도한 하레츠에 소송 위협…야권은 책임 규명 요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하레츠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라고 지시했다. 하레츠는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아랍에미리트 대통령이 2023년 10월 7일 공격 전 네타냐후에게 하마스의 대규모 작전 계획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총선을 몇 주 앞두고 야권 지도자 4명이 조사를 요구한 반면, 총리실은 어떤 경고도 받지 않았다며 보도를 “사악한 음모”의 일부라고 부인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레츠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라고 변호인단에 지시했다. 하레츠가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아랍에미리트 대통령이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공격이 벌어지기 며칠 전 네타냐후에게 명확한 경고를 전달했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이 주장은 네타냐후가 공격에 대한 공개 책임조사를 오랫동안 거부해 온 가운데, 10월 27일 이스라엘 총선을 불과 몇 주 앞두고 나왔다.
BBC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실은 아랍에미리트 측으로부터 어떤 경고도 받은 적이 없다며 관련 보도를 “사악한 음모”의 일부로 규정했다. 하레츠가 화요일 게재한 보도는 수십 명의 취재원과 문서, 서신을 심층 조사한 결과이며, 기자 엘다르와 유발이 함께 쓴 신간 《인질: 버려진 843일》의 내용을 바탕으로 했다.
보도는 “외국 고위급 소식통” 3명과 팔레스타인 자문관 1명을 인용해, 2023년 9월 말 아랍에미리트 주이스라엘대사관 관계자가 총리실을 찾아 도청을 막기 위한 전용 보안 전화기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레츠에 따르면 무함마드 빈 자이드는 당시 하마스 가자지구 지도자였던 신와르가 전직 팔레스타인 관리에게 하마스가 그가 “지진”이라고 표현한 대규모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분명하게 경고했다.
하레츠는 “빈 자이드는 해당 사태가 유혈 충돌을 일으킬 뿐 아니라 지역 전체를 뒤흔들 것을 우려했다”고 썼다. 그러나 네타냐후는 “비교적 침착하게 대응”했고, 하마스가 서안지구에서 행동하려는 것으로 판단했다. 또 이스라엘은 여러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며 빈 자이드를 안심시켰다.
하레츠는 네타냐후가 이 통화 내용을 국내정보기관 신베트, 정보기관 모사드,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아랍에미리트 지도자가 이후 당시 미국 중앙정보국 국장이었던 윌리엄 번스에게 통화 내용을 전달했다고도 밝혔다.
하레츠는 보도를 고수하겠다며 네타냐후의 명예훼손 주장을 거부했고, 소송의 “유일한 목적은 언론의 비판을 억누르는 것”이라고 했다. 하레츠 변호인은 네타냐후에게 보낸 서한에서 “귀하의 의뢰인이 국민에게 전면적으로 책임을 설명하지 못한 상황에서 언론은 관련 정보를 국민에게 단계적으로 공개하며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썼다.
아랍에미리트 외교부는 통화가 있었는지를 직접 확인하거나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공격 이후 상황 완화, 역내 안정 유지, 폭력 방지를 위해 노력해 왔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5년여 전 양측이 관계를 수립한 이후 아랍에미리트와 이스라엘 정부기관은 개방적이고 직접적인 소통 채널을 유지해 왔다. 필요할 때 모든 관련 정보는 관계기관 사이에서 공유돼 왔으며 지금도 공유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주요 야권 지도자 4명인 아이젠코트, 베네트, 리베르만, 골란은 공동성명을 내고 조사를 요구했다. 이들은 “네타냐후와 10월 7일 정부의 동료들은 계속 집권할 자격이 없다. 우리는 필요한 공조와 책임감을 바탕으로 이들이 다시 재앙을 일으키지 못하게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도는 이스라엘 총선 선거운동이 가열되는 가운데 나왔다. 여론조사들은 이번 선거를 네타냐후 지도력에 대한 국민투표로 평가한다. 리쿠드당은 하레츠가 “이스라엘 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한다”고 비난했다. 네타냐후도 X에 보도 시점이 “명백히 정치적 의도를 띠며 좌파 선거운동의 일부”라고 썼다.
네타냐후는 공격 이후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계속 받아 왔고, 사건 경위에 대한 독립적인 공개조사를 거부해 왔다. 하레츠의 이번 추가 폭로는 비판자들의 의혹을 더욱 키울 전망이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무장대원들은 가자지구 경계 장벽을 뚫고 인근 이스라엘 공동체와 군사기지, 대규모 음악축제를 공격했다. 약 1,200명이 숨졌고 251명이 인질로 가자지구에 끌려갔다. 이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군사작전을 시작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최소 7만3,670명이 사망했으며, 유엔은 이 수치를 신뢰할 만하다고 본다.
하레츠 보도가 나온 당일 영국은 서안지구의 불법 정착촌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점령된 동예루살렘의 영국 영사관 폐쇄 명령을 포함한 맞대응 조치를 발표했다. 이 사태가 국제 언론의 주요 뉴스가 됐지만, 선거를 앞둔 이스라엘에서 관심의 중심은 여전히 하레츠의 사전 경고 보도와 그것이 촉발한 책임 규명 요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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